얼마 전 (순댓국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맛있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한 식당 유리창 안으로 반주를 들고 계시는 어르신 두 분이 보였습니다. 그 모습에서는 지울 수 없는 여유로움이 느껴졌어요. 같이 걷던 룰루가 갑자기 저에게 무엇이 부러우냐고 물었습니다. 속으로만 생각한 줄 알았던 부럽다는 말이 입 밖으로도 나와있었다는 걸 그때 알아차렸어요. 여유는 이제 식당 안의 어르신과는 상관없이 제 개인적 회상과 관련된 단어가 되어있었습니다. '평일 낮에 아무 근심걱정 없이 나만의 방식으로 여유를 즐긴 적이 언제였지', '그때의 기분은 어땠었나'. 그때 그 기분을 떠올려보았는데 신기하게 지금의 기분도 조금 여유로워진 느낌이었어요. 아마도 나에게 여유를 주는 상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무무스트에서는 쉼에 질려버린, 그래서 바빠 보이는 지구로 여행을 온 외계인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쉴새 없이 쉬기만 하다 지쳐버린 외계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면서 조금의 쉼, 조금의 여유를 마련하시면 좋겠습니다.
-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