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확장판’을 읽고 있어요. 광고계에서 오래 몸담았던 이근상 작가님의 책이에요. 큰 브랜드만을 위한 브랜딩과 마케팅을 해오던 그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조언을 담은 책을 낸 건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이 ‘나’에서 ‘우리’로, ‘성장 지향성’에서 ‘지속 가능성’으로 변화하며 브랜드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기보다 소비자가 정보 생산과 탐색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 브랜드를 찾아내고 선택하고 있는 상황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비상업적인 것의 힘을 믿으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결합해 진정성을 갖고 브랜드 공동체를 만들라는 그의 조언과 딱 어울리는 작은 브랜드를 소개해요.

작은 브랜드 🍹잔걸음은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카페 겸 바예요. 매장은 작지만, 큰 존재감을 가진 공간이에요. 단순히 음료를 내어주는 공간이 아니라 느슨하게 연결되어 부담 없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귀여운 프로젝트들을 여는 곳이죠.

종종 이곳은 ‘잔걸음의 친구들’(줄여서 잔친들)과 함께 전시나 공연이 있는 파티를 열어요. 그리고 잔걸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잔님들’을 모집해, 새해 달력을 손수 만드는 꾸미기 작당을 하기도 하고, 푸드 크리에이터 그룹과 콜라보 파티를 열기도 해요.

여기 잔걸음의 로고송을 소개해요. 무궁무진스튜디오가 진행한 ‘우리동네 로고송라이터’ 👀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잔걸음 로고송은 그해봄 스튜디오(그루잠, 해파, 봄) 멤버들과 잔걸음이 콜라보한 음악이에요.

작은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재능을 연결해 만들어진 잔걸음 로고송은 간결하고 귀여운 가사로 이루어져 있어요. 실용음악을 배우고 있는 그루잠과 봄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해파가 잔걸음의 특별한 바이브를 음악 속에 녹여냈어요.

잔걸음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사장님의 철학과 바람을 담은 이야기예요. 그해봄 스튜디오 멤버들은 잔걸음에서 공간을 찾는 손님을 칭하는 '잔님'들이 직접 되어보며 공간을 마음에 담고 브랜드 분석부터 작사, 작곡, 영상 기획을 이어갔어요.

종종 살다 보면 첫눈에 반하는 공간이 있기 마련이에요. 또 음악을 듣다가 첫 귀에 좋아하게 되는 곡이 있기도 하죠. 해파는 잔걸음이라는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재치 있는 활동들에 반해서 이후로도 잔걸음의 친구가 되어 작업과 휴식을 위해 집과 꽤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잔걸음을 찾았어요. 잔걸음의 사장님은 해파의 음악에 반해 결국 해파와 연말 콘서트, 플리마켓을 함께 열기도 했답니다.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와 특별한 재능을 연결하는 무궁무진스튜디오의 활동에서 가장 뿌듯한 순간들은 이렇게 참여자와 아티스트가 친구가 되는 순간들이에요. 이렇게 작은 연결들이 지속되며 큰 의미와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길 정말 바라요.

EBS 스페이스 공감이 선정한 2000년대 한국대중음악 명반, 싱어송라이터 해파 1집 '죽은 척하기' 도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