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동화 같은 공간, 카페 쓸에서 처음 보는 사람끼리 모였어요. 쭈뼛쭈뼛 서로 어색한 시간이 지나가고 자신의 취향과 삶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며 분위기는 빠르게 친밀함으로 가득 찼어요. 왜냐하면 이들은 모두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며 혼자 일하는 사람들이었거든요.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살면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들에 대해 고민하며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모여서 함께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어요.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과정은 참 소중해요.

아주 짧은 순간 동안의 대화모임이었지만 카페 쓸이라는 공간이 주는 아늑함과 ‘어서와요 나무늘보의 숲’이라는 귀여운 모임명, 그리고 모인 사람들이 가진 공통점과 서로에 대한 위로와 응원의 말들이 연결의 대단함에 대해 또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어요.

채채, 그치, 선우, 한웅 4명의 예비 기획자가 모여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누다 모든 멤버가 관심 있는 ‘커뮤니티’라는 키워드를 도출해 냈어요.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로컬 크리에이터 활동에 관심 있는 한웅과 공연 업계에서 일하다 기획자로서의 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선우, 미술 작가 그치와 사회적 의미를 만들어내는 기획에 관심 있는 채채.

혼자라는 이유로 조금 느리게, 때로는 더디게 나아가는 혼일족(혼자 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잠시 멈춰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쉼표 같은 시간이 아닐까요?

지역, 커뮤니티, 대화모임 3가지 공동 키워드로 모인 예비 기획자들이 개최한 대화 모임 <나무늘보클럽>은 조금 느리더라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모여 함께 '작은 쉼표'를 찍는 순간을 만들었어요.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홀로 일하는 프리랜서들이 모여, 느리지만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연결하며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갈 에너지를 얻었어요. 이런 기획을 할 수 있었던 건 나무늘보클럽 멤버 모두가 디자인, 커뮤니티, 예술 분야에서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들이라는 당사자들이었기 때문이에요. 

서로 다른 배경과 취향, 일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작지만 의미있는 발자국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시간들은 참 소중해요. 내가 속한 지역과 나 자신에 대한 탐구의 시간을 가지고 새롭게 만난 동료들과 실현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직접 해보는 경험. 님도 시도해보세요.